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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 https://www.reddit.com/r/wallstreetbets/comments/fwrlox/stocks_only_go_up/?utm_medium=android_app&utm_source=share

흠... 경제지표가 나빠보이는 걸?

나는 속으로 중얼거렸다.

그래, 이게 옳은 선택이야.

스크린이 조각조각 부서진, 할부가 채 끝나지 않은 아이폰 5s을 긴장스럽게 보았다.. 6월 19일에 만료되는 S&P  풋옵션 한 개. 긴장을 삼키고, 스크린을 쓸어 넘겨 옵션을 샀다. 로빈후드의 조잡한 애니메이션과 함께 옵션이  구매되었다는 알람을 보자마자, 나는 정신을 잃었다.

정신을 차리자마자 나는 어두침침한 회색방에 있었다. 천장에는 형광빛이 파지직거리며  방을  환하게 채웠다. 차가운 철제의자 위에  앉아 있었고, 나의 팔다리는 단단히 묶여있었다. 이 삭막한 방에서 눈에 띄는 것은 블룸버그 터미널 한 대였다 (실제로 본 적은 처음이었다). 모니터들이 너무나 많았고, 너무나 전문적으로 보였다. 차트들, 숫자들 그리고 심볼들이 많은 모니터들에게서 빛나고 있었다. 그 중심엔, S&P 상황판이 있었다. 베어 마켓의.

갑자기 수많은 발자국 소리들이 방 안을 채웠다. 눈을 돌려 누가 오는지 보려 했지만, 볼 수가 없었다. 나의 어깨너머에 사람들이 멈춘 것에 놀란 그 순간, 한  남성이  내 앞에 섰다. 제롬 파월, 연준의 군림자, 트럼프의 종자, 사회주의의 전도자. 그였다. 내가 말을 하려 하자, 그가 내 말을 끊고 물었다.

왜 국내 시장에 숏을 쳤지?

엉?

나는 멍청하게 되물었다.

왜 국내 시장에 숏을 쳤지?

그는 좀 더 크게, 대답을 요구했다.

그, 어, 코로나 바이러스가 팬더믹이잖아요. 그게 곧...

쾅! 내 뒤에 서 있었던 건달들 중 한 명이 무거운 무언가로 내 머리를 강하게 후려쳤다. 머리가 세차게 흔들리며 내 망막에 백 달러 꾸러미가 보였다. 그것은  막 인쇄된 듯 뜨거웠고, 달러 특유의 잉크 냄새가 내 코를 가득 채웠다. 백만 달러 정도 되보이는군.

그것은 이미 시장에 반영되었다.

그는 건조하게 말했다.

왜 국내 시장에 숏을 쳤지?

머리의 충격으로 어지러웠으나, 제롬 파월 뒤의 스크린이 갑작스레 눈에 띄었다. S&P가 2850으로 오르고 있었다. 부..불가능해. 혼잣말이 절로 흘러나왔다.

왜, 왜냐면 실업률이 20% 이상 치솟았잖아요!

나는 가까스로 제 때 대답했다.

쾅! 또다른 충격이 가해졌다. 이번에는 무거운 가방이었고, 종이로 가득 채워져있었다. 가방이 충격을 버티지 못하고 터졌고, 본드 증서들이 색종이 쪼가리 마냥 작은 방을 가득 채웠다. 몇몇 증서들이 방바닥에 떨어져있었고, 마침 고개를 떨구고 있어서 증서 내용을 볼 수가 있었다.
포드 투자 성적. 크루즈 선박 회사들에 대한 대출, 타코 트럭들에 대한 대출.

나를 따라해라. 주식은 언제나 오른다.

파월은 요구했다.

나는 아무것도 말하지 않았다. S&P가 다시 3000으로 올랐다. 무의식적인 GUH가 내 입에서 찬송을 부르듯  나왔다. 파월은 얼굴을 찌푸리고 계속 말했다.

한 번만 묻겠다. 왜 국내 시장에 숏을 쳤지?

다시 한 번 기절할  것 같았다. 하지만 정신력으로 이겨내고, 온 힘을 끌어 모아 소리쳤다.

GDP가 대공황 때처럼 떨어졌어! 코로나 바이러스는 아직 끝나려면 한참을 멀었어! 소비를 위한 부양책은 공급 없이는 소용이 없어! 사회적 불안은 현실이야! 우리는 미지의-

가장 센 충격이 정수리에 가해졌다. 어마어마한 무더기의 인쇄 용지였다. 내 머리를 치고 나서 쿵 소리를 내며 바닥에 떨어졌다. 몇몇은 엑셀 스프레드시트였다. 연준의 것. 몇 십만 장이 되어 보였고, 나는 몇 자리짜리 숫자가 자산 밸런스에 써 있는 지 세지도 못했다.

주식은 언제나 오른다.

파월은 반복했다.

그의 뒤에 있는 모니터에서 S&P는 끝없이 오르고 있었다. 3300. 역사상 최고 수치를 기록하는 데에는 그리 오랜 시간은 걸리지 않았다.

내 머리를 후려친 첫 두 방은 나를 멍하게 만들었다. 세 번 째 충격은, 오히려 내 머리를 맑게 만들었다. 내 두 눈에서 눈물이 나왔다. 하지만 이 눈물은 슬픔의 눈물이 아니었다. 내 풋 옵션이 쓸모 없는 데이터 쪼가리가 되어서 나오는 절망의 눈물이 아니었다.

오 세상에.

이 눈물은 기쁨의 눈물이었다. 내가 어떻게 이렇게까지 틀릴 수가 있을까? 이것은 진리의 순간이었다. 벼락처럼 내 머리를 찾아왔던 진리는 혼란스러운 내 머리를 맑게 해주었다. 평온. 평온이 마침내 찾아왔고, 나는 평온의 진리를 무의식적으로 읊조렸다.

주식은 언제나 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