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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파이어족이 온다] 후기

category 주단의 독서기록 2020. 5. 9. 18:11

 제 재무적 목표가 경제적 자유를 얻고 일 안하고 내가 하고싶은 일을 하고 살기인것과 별개로, 이런 책을 읽으면 미국인들에 대한 어이없음이 생기는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모국어가 영어라서 이런 책도 전 세계로 번역된다니 정말 운이 너무 좋습니다. 

 

소비로 스트레스를 풀게 하는 마케팅을 비판하는 서문은 인상적이었습니다. 소비보다 정신적인 만족감이나 다른 삶의 가치에 집중하겠다는 뜻이 보였습니다.

 

그런데 1장 읽자마자 기함함.

 저녁 식사로 하루에 33만원을 쓰고, 뉴질랜드로 여행을 떠나며 550만원을 쓰면서 산책용 자전거와 카약, 패들보트, 서핑보드와 그걸 실을 선루프와 루프텍을 장착한 쉐보레 SUV와 도요타 프리우스를 사고 보트클럽 회원에 가입하면서 마쓰다3 해치백과 BMW3 GT를 리스로 빌린다고? 진심? 

 

 이들의 연봉은 상당히 높은 편(부부 합산 1억 5천만)이었지만 월세와 아이 보모 고용비로 매달 600만원씩 지출하고 있었으므로 사실상 남은 돈의 전부를 소비에 쏟아 붓고 있었습니다. 

 

 한국이었으면 카푸어 소리 들었을거고, 사람들이 한심하게 생각했을텐데 미국은 역시 다르긴 한가봅니다... 이렇게 소비하면서도 자기들은 퇴직연금에 10%를 납입하고 있었으므로 당시 경제적으로 철이 든 상태라고 자평해서 헉 했습니다.

 

하여간 저자는 파이어족이 되기로 결심하고, 아내에게 '당신을 행복하게 하는 10가지'를 써보라고 합니다.

 

 아내의 10가지는 1. 내 아이가 웃는 소리 듣기 2. 남편과 커피 마시기 3. 아이를 꼭 안아주기 4. 산책하기 5. 자전거 타기 6. 와인 한잔 즐기기 7. 질 좋은 초콜릿 8. 부모님을 비롯한 가족과 대화하기 9. 가족끼리 저녁 식사하기 10. 아이에게 책 읽어주기 였고, 저자는 아내의 목록이 절약하는 생활방식으로 할 수 있었던 거라서 안심합니다.

 

그런데 저는 저자의 생각에 좀 반대합니다. 아내가 왜 저런걸 썼을까요? 돈을 발라서 만들 수 있는 행복은 이미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여간 저자는 아내를 설득하는것에 성공하고, 퇴사한 뒤 Fire 다큐멘터리를 찍기로 결심합니다.

 

(이 부분도 황당했습니다. 한국에도 책을 파는것을 보니 다큐멘터리를 찍은 이후 돈을 많이 벌었겠지만 자기보다 돈 잘버는 아내는 퇴직하지 않고 자기만 퇴직하면 그건 파이어족이 아니라 그냥 외벌이 부부 아닌가요? 파이어족이 되려면 퇴사를 안하고 돈을 충분히 모은 다음 은퇴해야지 은퇴부터 하고 아내의 소득에 의존하며 절약하는게 어째서 파이어족인지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수많은 파이어족 사람들을 만나고, 파이어족 캠프와 모임에 참여합니다.(미국 특유의 동기부여 캠프로 보임)

 

 이후 집 값을 아끼기 위해 친구의 조부모네 집(!)에 3개월 살고, 아내의 부모님의 집에 3개월, 저자의 부모님의 집에 3개월 사는 식으로 거주 형태를 바꿉니다. 이건 얹혀 살기일 뿐이라고 생각하는데 뭐 본인이 괜찮고 아내가 허락하니 다행입니다...

 

 또한 아내의 BMW는 리스를 다른사람에게 양도하고, 2년 된 리스 차량을 판매하고 28만 킬로미터를 달린 중고차(너무 극단적...)를 구매합니다. 뱅가드의 인덱스펀드 VTSAX에 가입해서 자산을 관리합니다. 외식을 줄이고 보트클럽 회원권을 포기하고 아마존 중독도 줄이고 엔터테인먼트에 쓰는 돈을 전부 줄입니다. 이렇게 저축액을 50% 이상으로 올립니다.

 

  그러나, 가족에게 줄 크리스마스 선물 살 돈 가지고 고민을 하고 앉아있는걸 보니 도대체 왜 이렇게 사나 싶었습니다. 그냥 맞벌이를 하면서 절약했으면 선물 비용 정도로 그렇게 침울해하지 않아도 될텐데... 

 

 

결론

책의 일부는 쓸모 있었지만 저자의 삶이 벤치마킹할만한 가치가 있어보이지 않았음. 

나는 일을 그만둔다고 사는게 쪼들리지 않을 때까지 일을 할것.